완형이라보다완

도곡 갤러리 | 2009/06/18 03:01 | 도곡
가을의 정취를 느깔 수 있는 다완으로 완형이라보다완

[1997년 작, 경원스님 소장, 일본 총영사관에서 도다 상점 소장 조선 다완 명품 6점과 비교전시 작품]

 

조선시대 도곡 정점교는 1951년 경상남도 진주에서 태어났다. 1970년 그의 10대가 끝날 무렵 경남 언양 소재 신라토기공장에서 조각사로 일을 하면서 도예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후 조선 시대의 도자기를 오늘날에 재현해 보겠다 결심하고 조선 시대 도자기를 철저리 연구하기 시작했다. 도편과 흙과 유약을 찾고 채취하여 탐구한 끝에, 마침내 조선 시대의 다완과 구별할 수 없을 만큼 완성도가 높은 여러 종류의 다완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탐구의 과정에서 일본을 방문하게 되어, 일본 최고의 차도구상 다니마쓰야 도다 상점 사장과의 만남이 있었다. 그 만남이 도곡의 작품 세계를 한층 높이는데 큰 몫을 하게 된다. 도다 상점이 소장해 오던, 오랜 역사의 심판을 거친 조선 다완 명품들을 직접 손에 들고 보면서 도곡의 감수성은 한층 더 연마되어 안목도 높아진 것이다.

 

그러던 중 1997년 대한민국 총영사관에서, 도다 상점 소장 조선 다완 명품 6점과 비교 전시를 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는 도다 상점 사장의 특별한 기획과 배려에서였다. 조선 다완의 명품에 손색이 없다는 생각으로 그러한 비교 전시를 도곡에게 배려해 준 것이었다.

 

이를 계기로 하여 권위 있는 곳에서의 수준 높은 전시회를 가지게 된다. 바로 교토에 있는 노무라 미술관에서의 개인전이다. 도곡은 재현에서 그치지 않는, 응용 변화의 실험 정신을 꾸준히 보여 주었다고 평가된다. 이 전시회에서 센노리큐 14대손 무사코지센케 이에모토(家元) 센노소슈(千宗守)는 작품을 감상하고 나서, 교토 종가에 전래되어 온 조선 다완의 재현 제작을 부탁하였다.

[도곡 정점교]

 

그것이 완성되기 전후 다인 유지들과 함께 경주의 도곡요를 두 차례 방문하였다. 그때 이에모토는 도곡에게 ‘기입신(技入神)’이라는 칭호를 주었으며, 유파 다도지(종가에서 발행) ‘기후(起風)’에 직접 글을 올려 다인들에게 소개를 하였다. 또한 도곡은 그의 다완이 이에모토 신호도구(新好道具)로 지정되어, 종가에서 이에모토가 주관하는 주요차회(신년차회 등) 때 종가에 전해 내려오는 명품 도구들과 함께 사용된으로써, 종가 회지에 기록되는 영광의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2003년 5월 무사코시센케 도쿄 종가에서 이에모토 초대로 개인전을 호평받았으며 성황리에 마쳤다. 종가에서의 이에모토 초대전은 오랜 역사의 종가에선 전래가 없는 특별한 배려로, 이에모토의 도곡 작품에 대한 지대한 예우와 기대의 표현이라 볼 수 있다.

 

그가 재현을 하는 작업이나, 혹은 일본에서의 명망을 얻은 것에 주안점을 두려는 것은 아니다. 그는 분명히 이야기하기를, 어떤 뜻을 가지고 부단히 노력하고 움직이는 가운데 못 이루어 낼 일은 없다는 사실을 자신의 후진들에게 말하고 싶다고 한다. 그가 조그마한 결점이라도 발견되는 작품을 무참히 깨어 버리는 것도, 앞으로 나은 것을 만들기 위한 스스로의 약속이라 한다. 이는 곧 한국 사기장의 잔존심이다.

그는 우리의 도자가 어떻게 사람과 공생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 또 우리와 가장 가까운 도자기를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한다. 그는 작품을 위해 있을 뿐, 작품 앞에서려 하지는 않는다. 그는 그의 작품과 하나가 된다. 작품에서 그를 무섭도록 느끼고 있음은, 그 이상의 말이 사족임을 알게 한다. 세상에 남을 작품이 많고, 또 어떤 것을 남겨 놓을지 언제나 기대가 된다.

 

현대 사람으로서 현대의 눈과 현대의 입맛을 유지한 상태로 옛것을 재현한다는 것은 그 외양에서만 머무르기 쉽다. 그래서 그는 삶 자체를 선조와 같이 하려고 노력하면서, 아침의 푸른 기운과 저녁의 붉은 기운을 받으며 320년을 버티고 서 있는 고택의 지붕 아래서 뜻을 세운다. 그는 그의 작업장에서 아침, 저녁, 새벽 산천의 맑은 기운뿐만 아니라, 세월을 지켜 온 산새의 울음 소리도 같이 도자 속에 담는다.

 

출처 : 박홍관, <사기장이야기> 이레디자인, 2004년. p.40-45.

도곡요 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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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물레 작업장

분류없음 | 2009/06/13 03:51 | 도곡

[도곡 정점교] 사기장의 작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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